2015년 3월 8일 일요일 흐림. 기타 멘 기타 맨. #148 Yngwie Malmsteen ‘Icarus Dream Suite Op.4’(1984년)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들과 일한 거?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이었지. …말도 마.”
재작년 3월 서울 신도림동에서 만난 미국 헤비메탈 가수 조 린 터너(64)는 1980년대의 일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얘기는 그와 딥 퍼플, 레인보우 활동을 함께 한 리치 블랙모어(70)에서 스웨덴 출신 속주 기타리스트 잉베이 말름스틴(52)으로 옮아갔다. “(음반사) 폴리그램 쪽 소개로 잉베이를 만나게 된 거야. 그 친구 얘긴 들어봤었지. 리치가 그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나처럼 되고 싶어 하는 놈이야. 스웨덴 놈인데, 나처럼 입고 나처럼 행동해’라고 한 적이 있었거든. 그러고 나서 4, 5년 뒤 잉베이랑 일하게 된 거야. 크레이지, 디피컬트, 지니어스…. 그에게 붙은 항간의 수식어, 다 사실이더구먼. ‘오디세이’(1988) 앨범 만들 때 많이 싸웠지. 블랙모어, 말름스틴. 둘 다 참 독창적이고 별난 인간. 흑과 백처럼 서로 완전히 달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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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새내기 때 교내 밴드 입단 오디션 곡으로 나는 말름스틴의 ‘이카루스 드림 스위트 작품번호 4’(1984)를 선택했다. 도입부를 장식하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주제선율을 연주할 때 어찌나 떨었던지…. 오디션에 낙방한 뒤 난 말름스틴식 초절기교와 안녕했다. 내게 절망을 준 그 동아리의 높은 권위에 괜히 저항하며 거칠고 투박한 연주에 천착했다.
최근 말름스틴의 초기 앨범 6장을 음질 보정 거쳐 4장의 CD에 담아낸 모음집 ‘나우 유어 쉽스 아 번드: 더 폴리도르 이어스 1984~1990’가 나왔다. 기타 멘 기타 맨이 돌아왔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