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손, 시진핑과 ‘축구’ 대화… 엘리자베스 2세 초청장도 전달
영국 왕실 인사로는 약 30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윌리엄 왕세손이 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나 올해 중 영국 방문을 원한다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청장을 전달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영국은 동·서방 문명의 중요한 대표 국가로서 양국 간의 교류 강화는 세계 문명의 진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여왕의 초청에 응해 영국을 방문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초청을 흔쾌하게 수락했다.
시 주석이 좋아하는 축구도 화제에 올랐다. 시 주석은 “중국은 영국을 포함한 축구 강팀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고, 이에 윌리엄 왕세손은 “시 주석이 축구팬인 것을 알고 있다. 좀 더 많은 중국 선수가 영국의 슈퍼리그에 참가하기를 원한다”고 화답했다.
중국은 윌리엄 왕세손의 방문 직전 1년간 상아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하는 등 동물 보호에 관심이 많은 윌리엄 왕세손에게 성의를 표시했다. 윌리엄 왕세손도 영국을 출발하기 전 중국어로 새해 인사를 하는 등 중국에 친근감을 나타냈다.
윌리엄 왕세손은 이날 오전 명나라 이후 황제의 궁궐이던 쯔진청(紫禁城)과 찰스 왕세자재단이 기부한 스자(史家)후퉁박물관을 둘러본 뒤 오후에는 상하이(上海)로 이동했다. 그는 4일 윈난(雲南) 성도 찾을 예정이다.
윌리엄 왕세손은 이번 방문 기간 중 문화 교류 분야에 치중하고 정치적인 활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과 중국은 지난해 홍콩 민주화 요구 시민들이 벌인 79일간의 도심 점거 시위와 관련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최근에도 영국 외교부가 지난달 26일 홍콩 보고서에서 “중국은 홍콩의 민주주의에 대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하자 이튿날 중국 외교부가 “영국은 홍콩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