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캠페인을 펼치면서 태극기 제작업체들이 모처럼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 동안 이들 업체는 국기 게양률이 저조한 데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로 인해 고전하고 있었다.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태극기 판매업체에서 만난 이명식 대표(55)는 구청에 납품할 태극기를 포장하느라 분주했다. 설 연휴가 끝난 뒤 하루 100통이 넘는 주문전화가 걸려온다고 했다. 지난해 3·1절에 1만5000장 정도 팔았는데 올해는 주문이 8~10배가량 늘었다. 이 대표는 “깃대 등 부속품이 모자라 주문량을 맞추지 못 하고 있다”며 “2002년 월드컵 이후 이런 호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거리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가로기(135×90㎝)는 약 6500~6800원, 가정용 태극기(90×60㎝)는 약 4000원 정도에 공급된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 이달 태극기 판매량은 지난해 2월보다 20%나 늘었다. 인기제품은 바람이 불어도 감기지 않는 9900원 짜리 회전깃대 태극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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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뀔 때마다 태극기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태극기 사랑을 꾸준히 교육하고 홍보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태극기를 달라고 하니 호응이 없는 것 아니냐는 것. 태극기 시장 규모는 전국적으로 대략 1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한 때 서울 중구 서울극장 휘장골목에 모여 있었으나 지금은 뿔뿔이 흩어졌고 주로 가내수공업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현재 국내서 태극기를 직접 제작하고 있는 업체는 5곳에 불과하다.
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