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넷플릭스의 두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로 여자 죄수들의 이야기를 다룬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구글 이미지
그러나 넷플릭스산(産) 히트작이 ‘하우스…’뿐이었다면 모르지만 넷플릭스의 두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인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을 보면 넷플릭스가 꽤 좋은 선구안을 지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3년 7월 첫 시즌이 공개된 ‘오렌지…’는 평범한 미국 중산층인 금발 여성 파이퍼(테일러 실링)가 10년 전 저지른 범죄로 교도소에 간 뒤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순진하던 파이퍼는 조용히 지내려 했지만 교도소가 가만 내버려 두지 않았다. 사소한 말실수 때문에 밉보여 사흘을 내리 굶고, 아이스크림 하나 때문에 머리채 쥐어뜯고 싸우는 걸 목격하며, 문도 없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경험을 한다.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은 세상과 격리된 채 서서히 변해 가는 자기 자신을 목격할 때다.
넷플릭스는 ‘오렌지…’나 ‘하우스…’처럼 야하고 과격하지만 페이소스가 살아 있는 ‘어른용’ 콘텐츠가 많다. 지상파 드라마 중 마니아는 많지만 시청률이 낮아 조기 종영했던 것을 가져와 새 시즌을 제작하기도 한다. 시청률에 목매지 않는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넷플릭스에 이어 미국 아마존도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두면서 인터넷 업체가 미국 콘텐츠 업계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두 업체 모두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으니, 국내 미드 마니아들은 밤새울 준비, 제작사·방송사들은 머리 싸맬 준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