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네 이발소 살리기’ 효과… 낡은 간판 바꾸고 인테리어 새 단장 참여업체 매출 20% 뛰어올라
인천 계양구에서 30년째 한진이발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화자 원장이 23일 오후 단골손님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해 12월 인천시의 도움으로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를 바꾼 뒤 젊은 고객도 조금씩 늘고있다”고 말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그러다 지난해 시가 시행하는 ‘친근한 동네 이발소 만들기 프로젝트’인 이발소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면서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를 바꿨다.
외부에서 이발소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유리에 붙어 있는 검정 가림막을 제거했다. 간판은 인천대 시각디자인학과에서 만들어 준 베이지색 간판으로 교체했다. 간판에는 ‘남성 헤어 컷 전문점’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김 원장은 “이발소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단골손님 외에 젊은 손님들이 찾고 있다”며 “4월부터 시 주관으로 열리는 새로운 미용 기술 교육에도 참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는 4월 한 달간 매주 화요일 프로젝트 참가 이발소 업주들에게 젊은층이 선호하는 헤어스타일 기술을 알려주는 교육을 펼친다. 김민 미용학원 원장이 강사로 나서 새로운 트렌드와 기술 및 뒤로 머리 감기는 요령 등을 교육한다.
시가 2013년부터 ‘아들아! 아버지하고 머리 깎으러 가자’란 구호를 내걸고 전국 처음으로 시행한 이발소 활성화 프로젝트가 호응을 얻고 있다. 참여 업체의 매출은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0년 1826개에 달하던 인천 지역 이발소는 시설이 지저분하고 퇴폐 이미지로 외면당하면서 2013년 말 현재 828개로 줄었다. 13년 만에 무려 54.7%가 감소하면서 조만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생겼다.
참여 이발소에는 외부 페인트 칠, 내부 천장 도배 및 벽면 페인트 칠, 간판 교체 등이 지원된다. 이런 지원을 받으려면 업주는 유리창에 붙은 가림막 등을 제거하고 누워서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세면대, 신용카드 단말기, 옷장 등을 설치해야 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발소가 갖고 있던 퇴폐적, 폐쇄적 이미지를 벗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각종 지원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032-440-2794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