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APL로지스틱스 인수 실패… 물류전략 차질 불가피
CJ그룹은 그동안 식품·문화산업 위주인 그룹의 사업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해외 물류기업의 인수합병(M&A)을 통한 물류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왔다. 그러나 첫 시도가 무산돼 전략 실행에 차질을 빚게 됐다.
재계에서는 일본 기업이 인수금액을 공격적으로 제시한 데 반해 올해로 오너 부재 3년째인 CJ대한통운은 과감한 베팅을 하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보고 있다. 2013년 7월 구속된 이재현 회장은 같은 해 8월 신장이식수술을 받았지만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현재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아 입원 중이다. 이 회장은 다음 달로 예정된 대법원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APL로지스틱스는 세계 64개국 110개 물류거점을 통해 지난해 1조8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북미와 아시아 지역의 거점이 탄탄한 데다 자동차 및 의류 산업의 글로벌 유명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APL로지스틱스의 인수는 이 회장이 구속되기 전부터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사안”이라며 “M&A에서 중요한 요인은 가격인데, 오너가 아닌 전문 경영인으로서는 과감한 베팅을 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2013년에도 미국 종합물류업체와 인도 물류기업 인수를 검토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고, 지난해 수도권에 구축하려던 물류허브 프로젝트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