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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골프장 코스도 저작물”

입력 | 2015-02-17 20:29:00


골프장 코스를 저작물로 보고 이를 허락 없이 베낀 스크린골프 업체에 배상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김기영)는 경기도 포천의 몽베르 컨트리클럽(CC) 등 골프장 3곳이 국내 최대 스크린골프업체인 ‘골프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4억2000여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골프존 이용객의 골프장 코스 접속 건수에 따라 몽베르CC 측에 11억7000만원, 경북 경산시 대구CC 측에 1억4500만원, 인천국제CC 측에 1억900만원을 각각 배상하도록 했다.

골프존은 2008년 이들 골프장을 항공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각 골프장을 재현한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당 골프장들은 골프존이 자신들의 허락도 없이 코스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지난해 5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골프존은 “골프장은 자연물에 약간의 변형을 가한 것에 불과해 저작물이 아니다”고 맞섰다.

하지만 재판부는 “골프장의 경우 홀의 위치와 배치, 코스 흐름 등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다른 골프장과 구분되는 개성이 드러난다”며 “저작권의 보호 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 판결로 다른 골프장의 유사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골프존이 관리하는 스크린골프 기기에는 150여 개의 골프장 코스가 들어가 있다. 현재 스크린골프 시장은 골프존 등 10여개 업체가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골프존은 “저작권 역사가 오랜 미국에서도 골프장 코스 디자인에 저작권을 인정한 사례가 없었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신동진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