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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권유로 땅 샀다”던 증인, 청문회 위증

입력 | 2015-02-12 03:00:00

[이완구 총리 후보자 청문회]
“李가 좋다고 해 대장동 땅 매입”
본보기자와 두차례 만나 밝혀놓고… 청문회선 “그런말 한적 없다” 증언




11일 이완구 총리 후보자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67)의 진술을 두고 위증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강 씨는 2000년 이 후보자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의 장인 땅을 살 때 함께 땅을 매입한 인물이다. 그는 매입한 지 1년쯤 후인 2001년 7월 23일 이 후보자의 장모에게 땅을 매각했다.

청문회에서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은 지난달 28일 본보가 강 씨의 말을 인용해 “이 후보자가 대장동 땅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며 함께 살 것을 권유했다”는 취지로 보도한 것과 관련해 질의했다. 이에 강 씨는 “(본보 기자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본보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강 씨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의 충청향우회 사무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총 3시간여 동안 본보 취재팀과 만나 “이 후보자로부터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강 씨는 인터뷰 당시 이 후보자의 대장동 땅 매입 경위에 대해 얘기하던 중 “자기(후보자)가 이제 사들여가지고 같이 나중에 훗날 집 짓고 했으면 좋겠다 그런 얘길 했어”라고 말했다. 이에 본보 기자는 “여기가 나중에 좋아질 것이다(라고 얘기했다는 말이죠)?”라고 질문했고 강 씨는 “응.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어)”라고 답변했다.

강 씨는 이후 대화에서도 같은 취지의 말을 이어갔다. 강 씨는 “그 사람(이 후보자) 얘기는 거기가 앞으로 좀 (좋아질 것이다). 재벌들, 아마 국회의원들 몇 명 사는 것 같아(라고 했다)”면서 “(이 후보자가) 자기도 좀 (거기에서) 살려고 정보를 알아낸 것 같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마친 지 얼마 안 돼 강 씨는 본보 기자에게 연락을 해와 사무실로 다시 와서 이 후보자와 직접 통화할 것을 요구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강 씨는 이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 후보자는 강 씨에게 “일을 왜 자꾸 크게 만드나”라고 역정을 냈다. 이 후보자는 본보 기자와도 2분 50초가량 통화한 뒤 전화를 끊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유원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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