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롯데 - 신라 - 신세계 - 참존 품에

롯데 4곳 따내… 신세계 첫 진출, 중소·중견구역 3곳, 업체포기로 유찰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 조선호텔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이 매출 세계 1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싹쓸이했다. 4개 구역 중 3개에서 유찰 사태가 빚어진 중소·중견 기업구역에서는 처음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화장품 업체 참존이 최종 낙찰됐다.

11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 조선호텔, 참존 등 4개 업체를 ‘인천국제공항 3기 면세사업권’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일반기업으로 배정된 8개 사업권은 호텔롯데(4개), 호텔신라(3개), 신세계(1개)가 나눠 가졌다. 중소·중견기업 몫으로 배정된 4개 구역 중에는 유일하게 유찰되지 않은 향수·화장품 사업권 사업자로 참존이 선정됐다. 이번 3기 면세사업권은 일반 기업구역(8개 사업권)과 중소·중견 기업 구역(4개 사업권)으로 나눠 각각 5곳과 7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대기업 독과점을 막고 다양한 중소·중견기업에 기회를 주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기존 3개 업체(호텔롯데, 호텔신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던 6개 구역을 12개 구역으로 쪼개 입찰을 했다. 하지만 결국 대기업이 8개, 중소기업이 1개 구역을 얻었다.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가장 많은 4개 구역의 사업권을 따냈으며 매장면적도 1.5배가량 늘었다. 2009년 인천공항 내 AK 면세점을 인수하며 입지를 넓혀온 롯데면세점으로서는 1위 업체의 자존심을 지키게 된 셈이다. 신라면세점은 기존에 해오던 향수·화장품과 패션·잡화뿐만 아니라 주류·담배 사업권까지 따내며 영역을 넓힌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신세계는 이번에 처음으로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가 경쟁 업체보다 두 배 가까이 더 높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호텔롯데 관계자는 “향후 면세점 운영을 누가 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 운영자들은 9월부터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