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이완구의 엉터리 병역-언론 해명, 국민은 납득 못 한다

입력 | 2015-02-11 03:00:00


어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그동안 이 후보자가 자신의 병역과 관련해 언급한 일부 해명이 엉터리로 드러났다. 최초 신체검사에서부터 두 번의 재검을 거쳐 최종적으로 보충역 소집 대상인 4급 판정을 받을 때까지의 실제 과정이 이 후보자의 주장과는 크게 달랐다.

이 후보자는 부주상골증후군이라는 발 질환 때문에 현역 입영 대신 보충역으로 1년간 군 복무를 했다. 그는 1971년 고향인 충남 홍성에서 최초 신체검사를 했으나 X선 촬영 장비가 없어 중학교 2학년 시절 찍은 발 X선 사진을 갖고 갔음에도 정상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행정고시 준비를 이유로 입영을 연기했다가 행정고시 합격 후 경제기획원에 임용되기 전인 1975년 진정을 넣어 X선 촬영 장비가 있는 대전에서 재검을 받아 4급 판정이 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과 진성준 의원이 제시한 병역기록표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1971년 처음 신검을 받은 곳은 홍성이 아니라 X선 촬영이 가능한 서울의 수도육군병원이었다. 이곳에서 현역 입영 판정을 받았다. 1975년 재검을 받은 곳도 대전이 아니라 홍성이었고, 역시 현역 판정을 받자 다시 이의를 제기해 재차 실시한 정밀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 야당 의원들은 당시 이 후보자가 행시에 합격해 홍성군 사무관으로 근무 중인 것과 등급 변경이 관련 있는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병역기록표만 확인해도 금방 확인될 신체검사 과정을 틀리게 설명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진실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발 문제로 현역 입영을 못 한 데다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발이 아팠다는 이 후보자가 어떻게 보충역 복무 후 경찰에 지원할 생각을 했고, 채용까지 됐는지도 의문이다. 경찰의 채용 기준에는 각종 질환의 후유증으로 신경과 신체의 기능 장애가 없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근 이 후보자가 일부 기자와 오찬을 갖는 자리에서 나눴던 대화와 관련한 허위 증언도 논란이 됐다. 이 후보자는 “언론인들을 대학 교수와 총장으로 만들어주었다거나 ‘김영란법’으로 기자들에게 협박성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야당이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실제로 그런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자는 불확실한 기억과 심리적 불안정 때문이라고 변명하면서 사과했지만 정직성은 고위 공직자의 기본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