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실내온도와 건강 겨울에도 실내온도 18∼20도 적당… 실내외 온도차 크면 면역력 떨어져
영국 암연구소 앤서니 스워들러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7월 눈길을 끄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침실 조명이 밝으면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것.
연구팀은 비만과 같은 유방암 위험 인자를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이 연구에 참가한 여성 11만3000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만이 침실 조명과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런 뒤 참가자들의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 등을 쟀다. 측정 결과 침실 조명이 밝을수록 대체로 체질량지수가 높고, 허리둘레도 굵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침실의 밝은 조명이 밤낮의 대사를 조절하는 생체시계를 교란하기 때문에 이 같은 상관관계가 나타난 것으로 봤다.
스워들러 박사는 “밝은 조명은 수면 중에 방출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지연시킨다”며 “침실 조명은 섭취한 음식이 체내에서 처리되는 24시간 생체 사이클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멜라토닌은 밤, 낮의 길이나 계절에 따른 일조시간 변화를 감지해 생체리듬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침실 조명을 끈 상태라도 TV나 휴대전화, 알람시계 등의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불빛도 멜라토닌 분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체는 외부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근육에서 반사적으로 열을 생산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높이면 기초대사량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12월의 기초대사량이 8월보다 10%가량 높다.
추운 겨울이라도 실내온도는 섭씨 18∼20도 정도에 맞춰 놓는 것이 적절한 기초대사량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겨울철 실내외 온도 차가 크면 피부의 수분 증발량이 많아지고 체내 면역력도 떨어질 수 있다. 겨울철 실내 난방 온도를 2도 낮추면 연간 52.86kg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