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쇼스키 남매의 ‘주피터 어센딩’
영화 ‘주피터 어센딩’에 출연한 배우 배두나. 분량은 매우 짧지만 강렬하면서도 독특한 여전사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올댓시네마 제공
5일 개봉하는 ‘주피터 어센딩’은 2013년 배두나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클라우드 아틀라스’ 이후 라나와 앤디 워쇼스키 남매 감독이 2년여 만에 선보이는 신작. ‘매트릭스’부터 꾸준히 매진해 온 SF(공상과학) 액션영화의 계보를 여실히 잇는다. 매트릭스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가상현실이란 설정이었다면, 주피터 어센딩은 지구는 ‘진짜 인류’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농장 같은 존재라는 설정을 깔고 있다.
주피터 어센딩은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영화다. 일단 워쇼스키 감독의 전작들처럼 비주얼이 화려하다. 환상 속 고대 도시 같은 우주제국의 풍채는 3차원(3D) 아이맥스로 보면 더욱 근사하다. 액션 역시 흠 잡을 데 없다. 특히 시카고의 밤하늘을 무대로 펼쳐지는 전투신은 몰입도가 매우 높다. 쿠니와 테이텀을 비롯한 출연진도 맡은 역에 꽤나 잘 어울리는 편. 다만 주피터는 절대자의 환생이라고 하기엔 너무 나약하고 주위에 기대 캐릭터로서의 매력이 살짝 떨어진다. 전작에 이어 다시 출연한 배두나는 짧은 분량만 소화했으나 인상적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