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스포츠동아DB
“은퇴식을 열어도 좋을지 의사를 타진해 보겠다.”
김동주(39)의 은퇴는 두산에게도 유감스러운 일이다. 팀의 레전드로 남아주길 바랐던 프랜차이즈 스타와 결국 이별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게 됐다는 소식까지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두산의 핵심 관계자는 1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김동주의 은퇴 소식을 우리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더 이상 우리 선수가 아니지만, 무척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김동주가 방출을 요구했을 때, 두산이 적극적으로 만류했기에 더 그렇다. 정든 친정을 떠난 뒤 당장 새로운 팀에 둥지를 트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선수들이 겪어야 했던 고난이다. 그래서 두산은 김동주에게 “은퇴한 뒤 지도자 수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동주는 “아이들에게 내가 현역 선수로 야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결국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연장하는 길을 택했다. 실제로 그 후 신생팀 kt와 입단 협상도 진행했다. 다만 끝내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다. kt 이외의 다른 팀도 찾지 못했다.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유니폼을 벗게 되는 상황이 왔다.
그러나 영구결번은 사실상 어렵다. 김동주가 쓰던 18번은 이미 후배 투수 성영훈에게 돌아갔다. 이 관계자는 “김동주가 두산이 아닌 다른 팀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보였기 때문에 다른 선수에게 줄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 와서 등번호를 빼앗아올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