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총리에 이완구… 실장 안바꿔 ‘쇄신 반감’

朴대통령 ‘정치인 총리’ 전격 발탁 국면전환 시도
김기춘 당분간 유임… ‘비서관 3인’도 업무만 조정

총리 지명되자마자 野 찾아가 인사 박근혜 정부의 첫 ‘정치인 출신 국무총리 후보자’로 전격 발탁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실을 찾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덕담을 주고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국무총리 후보로 전격 발탁해 국면 반전에 나섰다. 원내대표 임기가 4개월가량 남았지만 ‘연말정산 폭탄’ 논란을 계기로 지지율이 30%대 이하로 추락할 조짐을 보이자 이 원내대표를 소방수로 긴급 투입했다. 그만큼 다급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진정한 인적 쇄신 의지의 바로미터 격이었던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당분간’ 유임됐다.

윤두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청와대) 조직 개편이 진행 중이고 (김 실장이) 조금 더 할 일이 남은 상황”이라고 밝혀 ‘시한부’ 유임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르면 다음 주말경 소폭 개각과 청와대 비서관 인사를 마무리한 뒤 김 실장도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적 쇄신에서 또 관심을 모았던 박 대통령의 최측근 비서관 3인방은 일부 역할이 조정됐다. 대통령의 일정과 메시지를 담당하는 제1부속비서관실과 수행 및 민원을 담당하는 제2부속비서관실이 통합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이 통합 부속비서관을 맡게 됐다. 정 비서관의 역할은 더 커진 셈이다.

그 대신 인사개입 논란에 휘말렸던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홍보수석실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국정홍보비서관은 전 부처의 정책 홍보를 총괄 조정하는 자리다. 청와대의 부처 장악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안 비서관의 역할이 크게 축소됐다고 보기 힘들다.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인사위원회에 배석하지 않기로 했을 뿐 보직 이동은 없었다.

이 원내대표의 ‘추가 차출’로 박 대통령의 집권 3년 차는 ‘이완구 총리 후보-최경환 경제부총리-황우여 사회부총리’ 등 새누리당 ‘삼각 편대’의 손에 맡겨졌다. 정치인 출신을 전면에 내세운 ‘정치 내각’으로 야당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소통 촉매’ 역할을 할 대통령특별보좌관단(특보단)에는 △민정특보 이명재 전 검찰총장 △안보특보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홍보특보 신성호 전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사회문화특보 김성우 SBS 기획본부장이 각각 임명됐다. 정무특보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한 가운데 추가로 중량급 인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김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 인사 조치가 분명히 이뤄지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