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휴보센터 ‘T-100’ 개발 시간당 6km 이동… 30도 경사 돌파, 두 팔로 60kg 성인 안아 올려 폭발물 제거 등 실용화 가능
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연구원이 전쟁용 구조로봇 T-100을 조종하고 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휴보센터)는 2004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의 기술을 응용해 이달 초 새로운 전쟁 구조로봇 ‘T-100’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T-100은 군사용으로 전쟁터에서 아군을 구조해 오고, 폭발물을 먼 곳으로 치울 수 있다. 사람 대신 위험한 일을 대신해 주는 ‘구난(救難)로봇’인 셈이다.
T-100은 ‘구난로봇과제 운동제어 시뮬레이터’라는 이름으로 2013년 국방과학연구소(ADD) 의뢰를 받아 개발을 시작한 실험용 로봇이다. 상체는 로봇 휴보와 동일하지만 하체는 다리를 포기하고 2단으로 접히는 캐터필러를 달았다.
휴보센터는 최근 재난로봇 ‘DRC 휴보 Ⅱ’ 개발도 마쳤다. DRC 휴보 Ⅱ는 올해 6월 5, 6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소도시 퍼모나에서 열리는 재난로봇대회(DRC) 최종결선에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 DRC는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하는 재난로봇 경진대회로 로봇이 사람 대신 고장 난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가 소방호스를 연결하고 냉각수 밸브를 잠그고 나오는 등 실력을 겨룬다. 이 과정에서 로봇은 스스로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건물 잔해를 치우는 등 수준 높은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오 교수는 “DRC 휴보 Ⅱ는 2013년 개발한 DRC 휴보 I보다 몸집이 커졌다”면서 “키 168cm, 몸무게 80kg 정도이며 강한 힘을 내기 위해 고용량 축전지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현장에 투입할 로봇이 없어 도쿄전력 직원들이 목숨을 걸고 들어간 일이 계기가 돼 국내외에서재난·구조로봇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휴보센터 T-100 개발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