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국내 기업들은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학력 어학 등 일반적 역량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입사 후 필요에 따라 인재를 육성, 활용해 왔다. 수십 년간 지속된 이 같은 인재육성·활용전략은 경쟁이 글로벌화한 시대에는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다. 사후 교육훈련 비용이 너무 많이 투입되고 경영환경의 빠른 변화에 내부 인력만의 활용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직무가 아닌 사람 중심 채용방식은 청년층의 과도한 스펙 쌓기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을 낳고 있다. 스펙 초월 채용이 공기업, 대기업에서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방향성을 못 잡고 있다.
‘경력 3년, 공모전 입상, 해외 봉사 1년.’ 모 공기업이 지난해 스펙 초월 채용으로 내건 기본 요건이다. 학벌이나 어학을 보지 않겠다는 것이 취지인 듯하지만 또 다른 스펙 채용을 한 것 아니냐고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전공이나 능력 적성 등과 실제 직장에서 하는 일 사이의 부조화 해소 대안으로 국가가 제시한 것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다.
NCS는 근로자의 노동시장 이동도 유연하게 해준다. 여러 기업에 활용될 수 있는 공통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다른 기업의 업무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NCS를 기반으로 국내 노동시장이 연공이 아닌 직무 중심으로 개편된다면 중장년층이 정규직에서 조기 퇴직하고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하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