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14년 층간소음 416건 컨설팅 피해호소 절반이 ‘뛰거나 걷는 소리’ 전문가들 “직접 찾아가 항의 말고 주민 생활수칙 만들어 배려해야”
그럼 서울의 층간소음 문제는 얼마나 심각할까. 서울시는 지난해 4월 건축과 교수와 갈등조정전문가 등 20명으로 ‘층간소음 전문컨설팅단’을 처음 구성했다. 19일 본보가 입수한 ‘2014년 층간소음 전문컨설팅단 운영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12월 전화 상담 416건이 접수됐다.
가장 많은 피해를 호소한 소음은 ‘뛰거나 걷는 소음’(52.6%)이었다. ‘특정하지 않은 복합소음’(27.1%) ‘개 짖는 소리’(4.3%) ‘망치질 소음’(4.3%) ‘가구 끄는 소음’(3.8%) 등이 뒤를 이었다. 특이한 것은 아랫집 못지않게 윗집도 층간소음 피해를 호소한 것. 위층 소음 때문에 아래층에서 피해를 호소한 사례가 72.8%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위층이 피해를 호소한 사례도 18.5%에 달했다. 서울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위층 입주민은 아래층 주민이 일부러 소리를 내는 ‘보복 소음’이나 자주 찾아와 과도하게 항의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담자 가운데 여성(52.7%)이 남성(47.3%)보다 약간 많았다. 연령대와 성별로 살펴보면 30대 여성이 17.7%로 가장 많았고, 40대 여성(13.7%), 40대 남성(12.5%)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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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해 아파트 25곳을 ‘층간소음 주민자율해결아파트’로 선정한 뒤 컨설팅을 했다. 주민들이 전문가에게 자문하고, 직접 소음에 관한 규칙을 만들었다. 주민들은 ‘오후 10시 이후 뛰는 것 금지, 세탁 금지’ 등의 규정을 만들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주민 스스로 ‘층간소음 생활수칙’을 만들어 공유하니 소음을 많이 냈던 집은 이를 의식해 더 조심하게 됐다. 또 피해 주민들은 소음을 낸 집의 사정을 알게 돼 민원을 적게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도 층간소음 전문컨설팅단과 층간소음 상담실(02-2133-7298)을 운영한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이웃들이 층간소음에 관해 터놓고 얘기하고, 생활수칙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