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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이 불편하든 말든 한의사 X레이 반대하는 의사들

입력 | 2015-01-05 03:00:00


한의사의 초음파나 X선 등 의료기기 허용 방침에 대해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의사 면허증 반납 불사 등 전면 반대 투쟁을 선언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28일 ‘규제 기요틴(단두대) 민관합동회의’에서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발표하자 의협이 “정부에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무시한 채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한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한의원에서 근골격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은 다른 병의원에서 X선을 찍어 결과를 한의원에 갖다 줘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2013년 “한의사가 안압측정기 등 의료기기를 사용해 눈 질환을 진료한 것은 의료법 위반 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한의사가 판독할 수 없을 정도로 전문적인 식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의협은 의료기기들이 양의(洋醫)의 원리에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양의에만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 과학기술 문명의 집합체인 의료기기 활용을 의사들만 독점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다.

1962년 만들어진 의료법의 의료인 규정도 의사들의 반대로 바뀌지 않아 대체의학 일자리가 나오지 못하는 형편이다. ‘규제 기요틴’ 회의에서는 비의료인의 척추교정치료(카이로프랙틱 닥터) 허용 방침이 나왔으나 의사들은 이 역시 위험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척추교정치료 전문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006년 의료인으로 인정했고, 미국과 유럽에선 국가공인자격증 제도를 두고 건강보험까지 적용하는 분야다. 의료법의 진입규제가 완화되면 국내 대체의료 시장이 2020년까지 19조 원으로 늘어나고 11만 개의 새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추산한다. 고소득 의사들이 의료 분야 일자리 창출까지 막는 것을 국민이 지지할지 의문이다.

의협은 병원에 영리자회사를 허용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인터넷을 통한 원격의료 등 보건의료 분야 규제완화에 사사건건 반대해왔다. 그때마다 국민 건강을 내세웠지만 정작 항생제 남용과 과잉 수술로 국민 건강을 위협한 것은 의사들 자신이었다. 의협이 아무리 의사들의 이익단체라고 해도 진입장벽 폐지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부하고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에만 몰두한다면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