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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훈·부산경남본부장
홍 지사의 남은 임기는 3년 반. 과거 20년보다 더 요동쳤던 최근 2년으로 미뤄보면 긴 시간이다. 20일 오후 창원 시내에선 무상급식 중단을 규탄하는 시민단체의 행진이 있었다. 도청 주변엔 공무원과 경찰이 진을 쳤다. 상당수 현안이 진행형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공공의료의 진단과 조정, 무상급식의 확대와 축소, 시민 프로구단의 존폐 등은 단체장이 소신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절차적 하자는 경계해야 한다. 의회나 주민, 이해관계자의 의견도 중요하다.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며 ‘감사(監査) 없는 예산 없다’고 했던 전제가 정당한 결부(結付)였는지도 의문이다. 수년간 이어지던 제도를 하루아침에 없앰으로써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은 충격을 받았다. 단계적 진전이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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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을 맞아 야권이 일제히 비판한 도청 마산 이전 문제와 진주의료원 건물 내 경남도 제2청사 개청, 무상급식 축소 등 애초의 약속이나 발언과 차이가 있는 부분은 정리를 해야 한다. 사과든 설명이든 하는 게 깔끔하다. 뒤에서 자꾸 소리가 들리면 속도를 내기 어렵다.
이제 곧 양의 해다. 광복 70주년, 을미사변 120주년 등 의미가 크다. 홍 지사로서는 2017년 대선 도전에 시동을 걸어야 하는 시기다. 과단성보다는 사랑과 배려, 포용을 발휘할 때다. 도민을 가족처럼 여기면 된다. 통치를 능가하는 자치(自治), 일방적 결정이 아닌 민주적 의사형성에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
공무원들의 온라인 소통보다는 도지사의 오프라인 대화가 절실하다. 당당하게 일을 처리하되 무릎을 낮추는 겸손, 그런 면모를 고향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 미우나 고우나 홍 지사는 이 지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대표 정치인이 됐다. 330만 도민과 함께 송구영신(送舊迎新).
강정훈·부산경남본부장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