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Together]
아이캔플러스는 2012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조성구 책임 등 사원 5명이 개발한 첫 안구마우스 ‘아이캔(EYECAN)’을 좀 더 발전시킨 2세대 제품이다. 안경테에 웹캠을 부착한 형태라 안경처럼 직접 얼굴에 써야 하는 아이캔과 달리, 아이캔플러스는 모니터와 연결된 셋업박스가 사용자 눈을 인식해 자동으로 움직인다.
아이캔은 삼성전자가 2012년부터 운영해 온 ‘C-Lab(Creative Lab)’의 첫 성과물. C-Lab에서 활동 중인 평범한 삼성 직원 250여 명은 머릿속에 있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다양한 실험을 해오고 있다.
아이캔 개발팀은 지난해 5월 유명 강연 사이트인 ‘TED’에서 루게릭병에 걸린 친구를 위해 눈동자 움직임으로 컴퓨터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아이라이터’를 개발한 믹 에블링의 동영상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이들의 아이디어는 삼성전자 창의개발연구소의 1호 과제로 선정됐다.
개발팀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신마비 환자의 가족들을 직접 만나 환자에게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를 조사했다. 이어 3개월 동안 환자 10명을 직접 만나 아이캔의 성능을 실험했다. ‘연세대 스티븐 호킹’으로 잘 알려진 신형진 씨가 개발에 합류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렇게 완성된 아이캔의 대당 재료비는 총 5만 원. 마우스 작동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홈페이지(www.samsungtomorrow.com)에 무료로 공개했다. 기존 안구마우스의 가격이 1000만 원이 넘어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부담이 됐던 점을 감안하면 진입장벽을 크게 낮춘 ‘효자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아이캔이 사회적 기여도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해 회사 차원에서 2세대 제품도 실제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했다. 지난해 6월 삼성전자 DMC연구소에서 아이캔의 성능 개선 프로젝트를 맡아 기존 제품의 불편사항을 청취하고, 성능과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 아이캔플러스 출시에 큰 도움이 됐다. 삼성전자는 아이캔플러스를 내년 초부터 필요한 곳에 무료로 보급하고 관련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술을 공개해 사회적 기업 및 벤처기업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조시정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사무국 상무는 “임직원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