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땅콩 회항’ 파문] “국토부 요구라며 임원이 지시… 첫 보고 e메일 삭제 명령도 받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박창진 사무장에게 남긴 사과 쪽지. KBS 화면 캡처
박 사무장은 인터뷰에서 8일 국토교통부에서 첫 조사를 받은 뒤 한 대한항공 임원이 불러 “국토부에서 ‘승무원들이 작성해 제출한 사실관계 확인서가 국토부의 시간대별 항공 동선이나 내부 상황 관련 자료와 맞지 않으니 다시 써 달라’고 요구해왔다”고 말해 10여 차례 다시 썼다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국토부가) 회사에 (확인서를) 작성해 가져오라고 얘기했고 나는 회사 관계자들 앞에서 확인서를 작성했다”며 “과연 내 의지대로 작성할 수 있었겠느냐”라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자택에 남겼다는 사과 쪽지도 공개했다. 수첩을 찢은 쪽지에는 ‘직접 만나 사과드리려고 했는데 못 만나고 갑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써 있었다. 박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이) 조금이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쪽지를 받고) 더 참담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