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땅콩 회항’ 파문] 국토부 출석때와 달리 말 아껴
17일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초췌한 모습의 조 전 부사장은 “죄송합니다”라고 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조 전 부사장은 “회항 지시를 했느냐”는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세 차례 되풀이했다. 고개를 숙인 채 질문을 받던 조 전 부사장의 콧등에 잠시 눈물이 흘렀다. 약 10분간 포토라인에 서 있던 조 전 부사장은 변호인인 법무법인 광장의 서창희 변호사(51)와 함께 청사 안으로 들어섰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은 12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출석 당시에 직원 40여 명을 동원해 사전 리허설을 하고 여자 화장실 청소도 요청해 빈축을 샀다. 또 조 전 부사장의 동선을 확인한 대한항공 직원들이 임의로 취재구역을 정하고 질문도 3개로 제한해 비난을 받았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 검찰 소환에서는 동선 점검이 없었다. 취재진의 질문도 자유롭게 이루어졌다. 대한항공 직원은 소환 직전 4명만 나와 현장을 지켰다. 조 전 부사장은 국토부 조사 당시 “(직원에게) 사과하겠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죄송하다”고만 했을 뿐 다른 말은 일절 하지 않았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