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A 주도 장제국 동서대 총장
《 “지방대의 위기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지방대에는 오히려 지금이 좋은 기회입니다. 경쟁력 강한 분야에 집중해 특성화에 성공하면 외국 대학들이 먼저 찾아옵니다.” 최근 아시아대학총장포럼(AUPF)을 주도하며 아시아 대학들의 대규모 온라인 공동강좌 운영 계획을 이끌어 낸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아시아를 통한 우리나라와 대학의 발전 모델을 깊이 고민하고 있었다. 이달 1일 인터뷰를 하는 3시간 남짓 동안 장 총장의 입에서는 아시아라는 단어가 끊이지 않았다. 》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아시아의 경제 규모와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우리 젊은이들을 ‘아시아를 이해하는 인재’로 키워야 한다”면서 “동서대는 100곳이 넘는 아시아 대학과 교류하면서 우리 학생들이 겁 없이 외국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장 총장은 아시아 대학들의 강의 교류가 갖는 의의는 ‘발신지로서의 아시아’라는 점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온라인 강의 공유는 미국 대학들의 강의를 다른 나라들이 일방적으로 수신하는 것이었다”면서 “GAA는 아시아의 경쟁력 있는 강의들을 전 세계로 내보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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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대가 이처럼 GAA를 주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찌감치 아시아를 중심으로 다져온 국제화 역량이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장 총장은 “대학 본부 차원에서만 하는 국제화는 별 의미가 없다. 학생들이 국제화에 직접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잠재력을 이끌어 내도록 해야 한다”는 철학을 밝혔다. 이런 차원에서 동서대는 아시아 서머스쿨, 동서 아시아 이니셔티브, 스터디 어브로드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700명 정도가 외국에 나가고 있다.
아시아 서머스쿨의 경우 27개국의 아시아 대학생들이 여름방학에 특정 대학 캠퍼스에 모여 다양한 강의를 들으며 교류하는 프로그램이다. 도입 첫해인 2013년 동서대는 주최 대학을 맡아 350명에게 양질의 강의와 숙식을 제공했다. 올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 서머스쿨은 내년에는 일본, 2016년에는 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동서 아시아 이니셔티브는 자매대학의 기숙사를 활용해 학생들의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현장 학습 기회를 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수 1명당 학생 10명으로 구성된 팀을 10개 꾸려서 2주 동안 오전에는 현지 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오후에는 동서대의 인솔 교수가 현장 학습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장 총장은 “올해 경영학과 교수의 인솔로 베트남에 간 학생들이 현지 제빵 시장을 조사해 발표한 내용을 보니 수준급이더라”면서 “현장을 익히면 졸업 후에 그 나라로 진출하겠다는 꿈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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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총장은 “지식이 보편화하고 팽창하며 심화하는 지각변동의 시기를 맞아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이 엄청나게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개발도상국형 교육을 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동서대는 내년을 ‘미래 대학의 원년’으로 삼아 아이들의 잠재력을 깨우고 선진국형 인재를 키우는 데에 학교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