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팔달산 시신 발견 7일만에 경찰 “피해자도 40대 中동포 추정” 알고 지내던 사이… 용의자 묵비권 수원천 산책로서도 시신 일부 발견
경찰은 11일 오후 11시 반경 토막 시신 살인사건의 주요 용의자로 박모 씨(57)를 검거해 수사본부인 수원서부경찰서로 압송했다. 경찰은 피해자 신원 역시 김모 씨(48·여)로 특정했다.
경찰 수사 결과, 용의자 박 씨와 피해자 김 씨는 중국동포로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로 알려졌다. 박 씨는 시신이 발견된 팔달산에서 불과 도보로 10분 거리(약 710m)에 있는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2가의 한 모텔 앞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박 씨를 검거하자마자 수사본부로 압송해 김 씨 토막 시신과의 연관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검거된 이후 수사본부에 도착한 다음에도 묵비권을 행사 중”이라며 “여러 개의 가명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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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해당 살점이 팔달산에서 발견한 김 씨의 시신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4일 등산객 A 씨(46)가 수원 팔달산에서 검은 비닐봉지에 머리와 팔, 장기가 없는 여성의 상반신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처음 시신이 발견된 곳은 2012년 4월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서 발생한 ‘오원춘 사건’ 현장에서 불과 1.6km 떨어진 곳이다. 당시 중국동포 오원춘이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납치해 잔인하게 살해했다. 이곳 주민들은 2년 만에 다시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해 경악하고 있다.
경찰은 수원천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용의자 확인에 나서는 한편 주변 수색을 강화하면서 박 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 사진을 확보해 대조한 결과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씨의 범행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시신을 땅에 묻거나 은폐하지 않고, 많은 사람이 다니는 등산로 입구나 개천 산책로 근처에 유기한 것으로 미뤄 자신의 범행을 노출시키려는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수원=남경현 bibulus@donga.com / 박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