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키 김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을 변호했다. “기자로서 북한을 3차례 다녀왔을 즈음 그곳에 정착하지 않으면 선전만 해줄 뿐 의미 있는 얘기를 쓸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평양과기대에서 가르칠 기회가 났다. 난 실명을 사용했고 대학은 내가 작가임을 알 수 있었다. 비밀 준수 계약에 서명한 적도 없고 글을 쓰지 않기로 약속한 적도 없다. 평양과기대 교수들이 선교를 하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들의 목표는 선교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황석영은 1989년 한 달 남짓 북한을 다녀와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는 황당한 방문기를 썼다. 북한이 보여주는 것만 둘러본 황석영의 글에 비해 수키 김의 책은 ‘잠입 저널리즘(undercover journalism)’의 사실 추구 정신이 빛난다. 그는 영리하게도 북한의 유일한 사립대인 평양과기대의 특수성을 이용할 줄 알았다. 다만 선교사 운운한 것은 할 말, 안 할 말 가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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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