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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난수표’ 같은 보험약관 누가누가 쉽게 만드나

입력 | 2014-12-05 03:00:00

금융위, 회사별 점수 매겨 12월중 등수 공개




법조·의료 분야의 용어를 그대로 빌려와 ‘난수표’처럼 이해하기 어려웠던 보험약관이 쉽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보험약관이 얼마나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돼 있는지 이달 안에 회사별 성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보험개발원 홈페이지에서 어느 회사가 보험약관을 쉽게 만드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보험회사들이 보험약관을 알기 쉽게 만들도록 유도하기 위해 2011년부터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 제도를 도입했다. 매년 두 차례 회사별 보험 상품 1개씩을 골라 소비자 5명, 보험설계사 2명, 법률전문가 1명, 보험전문가 1명 등 9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들과 일반 소비자 60명이 이해도 점수를 매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전체 평균 점수만 공시할 뿐 회사별 성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보험회사들이 평가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성적은 ‘낙제점’이었다.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상품을 대상으로 한 제7차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 결과 100점 만점에 변액보험의 평균점수는 53.6점, 자동차보험은 55.6점으로 모두 ‘미흡 등급’(60점 미만)이었다.

회사별 성적표가 공개되면 보험회사들이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보험약관을 더 쉽게 만들 것으로 금융위는 보고 있다. 손해보험 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보험사들이 평가 결과를 참고해 자체적으로 약관을 개선해 왔지만 회사별 성적이 공개되면 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거래조건, 보상 등 보험계약의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표준약관도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고칠 계획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