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개 와이너리 자리잡은 매클레런 계곡 프랑스-이탈리아産 비해 오묘한 맛 생산 12월 ‘시라즈’등 6종 6만병 국내 들어와
초여름을 맞은 호주 포도밭에서 와인용 포도가 익어 가고 있다. 이 포도는 내년 초 수확되며 와인 제조 공정을 마치는 대로 ‘하디’ 브랜드로 세계 각국에 수출된다. 애컬레이드 제공
○ 참신한 맛이 부각된 호주 와인 하디
하디 브랜드를 5대째 생산하는 빌 하디 씨.
길 안내를 맡은 호주 최대 와인 유통업체 애컬레이드의 마이클 피셔 씨는 “성숙기에 많은 햇볕을 받기 때문에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당도가 높고 안정적인 맛을 낸다”고 말했다.
매클레런 계곡의 하디 제조 공장에 도착해 시음에 들어갔다. 올해 만든 시라즈는 블랙베리와 바닐라 향이 짙게 배어 나왔다. 한 해 더 묵은 2013년산 시라즈는 여운이 더 오래갔다. 블랙베리 맛이 가시는가 싶더니 부드러운 럼 향이 났다. 프랑스산보다 더 오묘한 뒷맛이 남는 듯 느껴졌다. 그러면서 약간 달짝지근한 맛이 더해졌다. 이 회사의 콜더 스미스 씨는 “호주산 포도주의 참신한 맛은 아직 입맛을 가꾸지 않은 젊은층과 여성에게도 매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벼운 맛을 내는 피노누아는 구대륙에 비해 달콤한 맛이 두드러졌다.
○ 거듭된 한국 시장 실패와 회심의 카드
호주 와인은 이미 한국에서 쓴맛을 봤다. 하디 브랜드도 여러 차례 들어왔지만 미국이나 칠레 같은 신대륙 계열에서도 밀렸던 것이 사실.
5세대에 걸쳐 하디 브랜드를 생산하는 빌 하디 씨(64)를 현지에서 만나 직접 물어봤다. 그는 1853년부터 그의 가문이 가꾸어온 생산지를 직접 보여줬다. 그는 한국 시장 진입 전략에 대해 “무엇보다 ‘유별나게 젊고 신선한’ 브랜드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요인으로는 “유통 채널의 불안정”을 꼽았다. 애컬레이드는 이번에 국내 대형 유통업체인 홈플러스와 손잡고 엔트리급에서 프리미엄급으로 단계적으로 물량을 늘리면서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1만∼2만 원대의 고품질 중저가 와인을 홈플러스에 공급할 계획이다. 홈플러스가 이번에 들여오는 와인은 시라즈를 비롯해 6종이다. 초기 도입 물량은 6만 병으로 다른 신규 와인 출시 때보다 5배가량 많다. 애컬레이드의 트래비스 풀러 영업 매니저는 “FTA가 발효되면 가격이 10% 이상 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