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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에 끌려다닌다” 黨내부 불만에… 野, 강경카드 꺼내들어

입력 | 2014-11-27 03:00:00

[野 예산심사 보이콧]
누리과정 예산 싸움에 국회 파행




‘국회 상임위원회 파행→예산안 단독 처리→정국 냉각’이란 예산국회의 구태가 이번에도 되살아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 상임위 일정 전면 중단’ 선언으로 순항할 것 같았던 국회 일정이 암초를 만난 탓이다.

○ 새정치연합 “여당의 합의 번복에 불만”

발끈한 野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오른쪽)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다. 왼쪽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2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투명하지 않고 애매한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지원) 예산 합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여야 합의가 무슨 소용이 있겠나’란 생각이 든다”며 상임위 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2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야 간사와 황우여 교육부총리가 합의한 사항을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뒤집었고, 25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합의사항에 대해 교문위 새누리당 의원들이 “금액은 합의하지 않았다”고 맞섰다며 합의 파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 내부에선 강경론이 득세했다고 한다.

우 원내대표 측 인사는 “여야 합의를 중시하는 우 원내대표가 강수를 든 것은 그만큼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에 묶여 협상의 운신 폭이 좁은데, 그마저 합의를 이뤄도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 협상단 당내 비판 의식해 강경 선회한 듯

하지만 당내에선 새누리당과의 협상에 밀리고 협상단에 대한 실무진의 반발이 커지자 강경 노선을 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당내 반발에 직면하자 강경 노선으로 선회한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25일 문병호 전략홍보본부장이 주재한 고위 전략회의에선 우 원내대표와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백재현 정책위의장 등 예산안 협상단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협상을 하면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여야 협상을 통해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해결되면 상임위를 재가동할 생각이었다. 27일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오찬 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대화 창구를 열어놓은 것도 상임위 파행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누리과정 예산에 부대조건을 달지 않는 선에서 합의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변수는 예산 부수법안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날 담뱃세 인상이 담긴 지방세법을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하면서 상임위 일정 중단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굳은 표정 與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새누리당 “야당 태도 이해 안 가”

새누리당은 상임위 일정 중단을 ‘낡은 볼모정치’로 규정짓고 맹비난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합의문까지 발표하며 정리된 사안인데 왜 저런 태도를 보이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는 엄연히 법과 절차란 게 있다”며 “법대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상임위 수석전문위원들을 불러 예산 수정동의안 준비에 착수했다.

손영일 scud2007@donga.com·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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