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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뜨거, 대구-부산 집값… 2015년에도?

입력 | 2014-11-27 03:00:00

4년째 호황 지방 부동산 시장, 입주물량 줄줄이 대기




“‘2011년부터 올랐는데 이제 안 내리겠심니까’ 해도 공인중개사들의 말은 안 믿는 기라. 그새 값은 또 오르고 터무니없는 호가에 또 팔리고…. 우리도 혀를 내두른다 아임니까.”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 범어동에서 10년째 영업하고 있는 최병련 궁전공인중개소 대표의 설명이다. 수성구 주요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9·1 부동산 대책’ 이전에도 1년 새 1억 원가량 올랐는데 대책 이후 3000만∼4000만 원이 더 뛰었다. 최 대표는 “부르는 대로 팔려나가니 호가가 곧 시세가 된다. 대구 지역 부동산이 미쳤다”라고 말했다.

대구만 아니다. 부산, 울산, 경남 등 최근 3, 4년간 호황을 누려온 지역의 부동산시장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과 외지인의 원정투기 등 불안요인을 들어 내년 하반기(7∼12월) 이후 이런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대구 수성구 집값 올해 15% 올라 전국 1위

26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2.12%였던 대구의 아파트 값 평균 상승률은 올해 들어서도 9.87%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시 외곽의 분양시장에서 붙은 불씨가 도심의 기존 주택시장까지 옮아가는 모양새다.

산업단지와 혁신도시 조성 등으로 몇 년간 아파트 값 상승을 이끌었던 달성군과 북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성구, 남구에 상위권 자리를 내줬다. 특히 수성구는 올 들어 21일까지 14.92% 뛰며 전국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이진우 부동산114 대구·경북 전문위원은 “외지인이 들어오며 급격하게 집값이 뛰자 불안해진 지역민들이 막차 타듯 매매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26년 차인 수성구 범어동 ‘궁전맨션’ 전용 84m²는 올해 초 2억8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42.9% 오른 4억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학원가가 가까워 인기 단지인 ‘범어SK뷰’ 전용 84m²는 연초보다 약 1억2000만 원 오른 5억7000만 원을 호가한다. 김동희 행복제일부동산 소장은 “자고 나면 수성구의 역대 최고가 기록이 다시 만들어진다”며 “2004∼2006년의 호경기가 10년 만에 다시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과열 양상은 부산도 마찬가지다. 10월 1938채 청약에 14만 명이 몰린 ‘장전 래미안’뿐만 아니라 업계에서 부정적으로 보던 단지에까지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한 건설사가 10월 사하구 당리동에서 분양한 K아파트는 바로 옆에 공원묘지가 있는 데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싼데도 모든 평형의 청약이 마감됐다. 실수요자인 1, 2순위에선 모든 평형이 미달이었지만 3순위에서 72.0 대 1의 최고경쟁률을 보였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당첨되면 웃돈이 붙는다고 하니까 단기 투자자들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공급 과잉이 가격 조정 부메랑으로”

최근 몇 년 새 분양물량이 쏟아진 데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내년 이들 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는 높은 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015년 주택·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지방 주택시장은 2015년 하반기 이후 수도권에서 불거졌던 미분양, 미입주 등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 “단기 투자수요 빠지면 시장 급격히 식을수도” ▼

지방부동산 공급과잉 우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입주물량은 △부산 1만7504채 △세종 1만7069채 △대구 1만3294채 △경남 1만8013채 △경북 1만2531채 등이다. 올해 분양된 아파트들도 2016, 2017년에 입주가 시작된다. 물량이 많은 만큼 지방에는 벌써부터 미분양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서울 및 수도권을 뺀 지방의 미분양 주택은 9월보다 6.0% 늘어난 2만373채다.

공급 과잉은 부동산시장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분양권 거래를 목적으로 한 단기 투자 수요는 더이상 웃돈이 안 붙는다는 판단이 들면 썰물처럼 빠져 부동산 시장이 급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때 전세금과 담보대출금이 분양가를 뛰어넘는 ‘깡통전세’조차 구하기 어려웠던 세종시는 올해 2분기(4∼6월)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0.33%)로 돌아섰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지역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대구=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