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규 조달청장
그는 화물을 보내는 사람이 시플리 홈페이지에 화물의 종류, 부피, 배송 희망지, 배송시간 등을 입력하도록 했다. 이 정보를 접한 배송회사들은 다른 화물과 함께 배송할 수 있는지 운송경로를 따져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빈차로 운행하는 공차율(空車率)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을 고안했다. 그 결과 배송비용을 최대 75%까지 낮출 수 있었다.
우리의 물류비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연간 물류비는 130조7000억 원에 이른다. 도로이용 화물운송이 91조7000억 원으로 전체 물류비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공차율이 무려 40.2%에 달하는 점이다. 이는 미국 27%, 영국 28.7%에 비해 턱없이 높은 수치다. 돌파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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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조달청이 비축한 원자재 방출 정보를 운송업체에 공개하여 공차율을 낮추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연간 10만여 t, 시가로 4700억 원의 원자재를 방출하는데 70%에 달하는 물량이 위탁운송이다. 이 점에 착안해 온라인상에 비축물자 운송정보서비스 공간을 마련했다. 나라장터를 통해 비축물자 이용업체의 물류정보와 화물운송업체의 운송정보를 한 화면에서 직접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화물운송업체는 시스템을 통해 정부 비축물자 이동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즉 운송을 끝내고 회차하거나 운송구간별로 적재 화물이 없어 공차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축물자 운송정보시스템상의 물류이동정보를 활용하면 공차율을 줄여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비축물자이용업체도 낮은 견적가를 제시하는 운송회사를 선택할 수 있어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비축물자이용업체와 운송회사의 상생모델이 되는 셈이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현재 나라장터에는 20조 원 규모, 즉 비축물자의 50배에 달하는 공공기관 물품이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공공기관 구매화물정보가 실시간 제공되지 않아 많은 영세한 중소화물운송업자들이 아직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나라장터 물류정보시스템을 확장하고 개선해야 한다.
김상규 조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