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창진 감독. 스포츠동아DB
전태풍 14경기 모두 출전·경기당 32분 펄펄
조성민 없어 상대팀 집중 마크·체력 부담 커
kt 전창진 감독, 이재도 투입으로 상승세 전환
“최고야, 최고.”
kt 전창진(51) 감독은 전태풍(34)을 화제로 올리자, 대뜸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정말 최고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전)태풍이의 팀 공헌도나 활약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비 시즌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빛을 보지 못해 내가 더 미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30대 중반의 가드 전태풍은 19일까지 올 시즌 팀이 치른 14경기에 모두 출전해 경기당 32분 가까이 뛰며 14점·3.4리바운드·4.5도움·1.2스틸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에이스 조성민(31)이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뒤 홀로 팀의 중심 노릇을 하고 있다.
kt는 10월 19일 SK전부터 11월 8일 모비스전까지 8연패를 당했다. 전 감독이 kt 사령탑에 부임한 뒤 최다연패다. 전 감독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태풍이가 그냥 ‘묻어가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한 가지 주목할 사실 하나. 요즘 kt의 대세선수는 가드 이재도(23)다. 이재도는 8연패를 끊은 12일 삼성전에서 28점을 올리며 이른바 ‘인생경기’를 펼친 이후 4게임에서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했고, 팀은 그 기간 3승1패로 반등했다. 18일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오리온스전에서도 24점을 넣으며 92-66 대승을 이끌었다. 전 감독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올해 프로 2년차인 이재도는 김승기(42) 코치의 ‘특별훈련’을 통해 꽃을 피우고 있는 ‘김 코치 작품’이다.
올 시즌 한번도 선발 출장하지 못했던 이재도가 삼성전에서 깜짝 선발 출장하며 대세로 자리 잡은 데는 전태풍을 향한 전 감독의 애틋한 마음이 깔려있다. 전 감독은 “아무리 태풍이가 열심히 뛴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계속 뛴다면 3라운드도 못 가서 체력적으로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며 “재도에게 삼성전에서 상대 가드 이정석의 수비를 맡겨 태풍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꺼낸 카드였는데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전태풍을 위한 기용이었는데, 그동안 실전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재도가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팀 전체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말이었다.
이재도는 오리온스전에서도 전태풍과 함께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번갈아가며 전 감독의 바람대로 전태풍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재도 카드’로 전태풍에게 미안한 마음을 조금은 던 전창진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