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들이 당내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마련한 혁신 방안에 대해 드러낸 거부감을 보면 새누리당에 과연 혁신이 이뤄질 수 있을지 벌써부터 싹수가 노랗다. 의원 총회에서 15명의 발언 의원 가운데 12명이 혁신안에 반대하는 발언에 나섰다. 이들은 9가지 혁신안 가운데 국회의원의 ‘무노동 무임금’ 적용과 출판기념회 전면금지 등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국회의원의 활동은 지역구 활동, 정책 활동 등 다양하기 때문에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회의 참석 여부만으로 일하지 않는다고 해서는 안 된다”(권성동 의원) “선배 국회의원들은 돈이 많았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초·재선 의원들은 돈이 없다”(이노근 의원)는 식의 희한한 발언이 이어졌다. 사실상 불법 정치자금 마련 창구로 전락한 국회의원 출판기념회에 대해서도 “전면 금지는 위헌 소지가 있다”(김태흠 의원)는 반대론이 제기됐다. 지난 5개월 동안 법안 한 건 통과시키지 못한 국회가 보좌진 급여를 포함해 국회의원 1인당 연간 2억5000만 원씩, 모두 750억 원의 세금을 받아쓴 데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은 안중에도 없다.
‘특권 내려놓기’가 중심이 된 이번 혁신 방안에 대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깔아뭉개려는 국회의원들이 무슨 정치 혁신, 국가 혁신을 하겠다는 건지 의심스럽다. 혁신위를 띄워놓고 밑에서 흔들 것이라면 새누리당은 왜 당내에 혁신위원회를 만든다고 그토록 난리법석을 떨었는가. “혁신위를 혁신해야 한다”(김성태 의원)는 소리까지 나온 것을 보면 양지 쪽만 밟아온 수구 웰빙당의 ‘보수 혁신’이란 결국 국민을 기만하려는 쇼가 아니었나 하는 느낌마저 든다. 의원들은 “백화점식 인기 영합 안”이라고 몰거나 “액세서리 바꾸고 화장발 내는 정도에 그쳤다”며 혁신안을 폄하하기에 바빴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