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장원삼. 스포츠동아DB
“면도를 해야 깔끔하게 던져요.”
삼성의 왼손 에이스 장원삼(31)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5차전을 앞두고 덥수룩한 모습이었다. 면도를 하지 않아 턱수염이 군데군데 제법 자라있었고, 동안도 살짝 자취를 감췄다. 경기 전날 면도를 하는 습관에 따라 이날만큼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는 “TV에 나오니까 더욱 면도를 해야한다”고 넉살 좋은 웃음을 보여줬다.
장원삼은 이날 불펜에서 혹시 모를(?) 7차전을 준비했다. 30여개의 공을 던지며 연신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원삼이 그리는 시나리오는 삼성의 4승2패 통합우승이다. 일찌감치 7차전 선발로 예고돼 있어서 부담감 가득한 마지막 경기를 피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6차전에서 불펜으로 나올 일도 없다. 그는 “4차전에서 지는 바람에…”라고 말을 줄이면서 “넥센이라서 부담이 없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7차전은 선발투수의 의미가 크지 않다”고 축소했다.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이 무너진다면 망설임 없이 다음 투수를 올린다는 것이다. 자신도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넥센 에이스 앤디 밴 헤켄도 같은 부담을 안고 있을 것이다. 큰 경기에서 잘 던지는 좋은 기억을 안고 들어갈 것이다”고 지긋이 웃었다.
잠실|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