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에게 제2의 인생을 선사한 치료제는 제대혈(탯줄) 줄기세포로 만든 카티스템이다. 메디포스트라는 바이오기업이 만든 카티스템은 퇴행성 또는 반복적 외상으로 손상된 무릎 연골 치료제로 2012년 1월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세계 줄기세포 치료제 사상 최초의 사례였다. 지금 이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기 위해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1600여 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줄기세포 치료제는 카티스템 외에 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 누공(직장과 항문 사이의 조직에 구멍이 뚫리는 질환) 치료제인 큐티스템이 있다. 하티셀그램과 큐티스템의 경우 자기 몸에서 분리한 자가 줄기세포를 이용한다. 탯줄 줄기세포와 자가 줄기세포는 난자를 이용하는 배아 줄기세포가 아니므로 생명윤리 논란에서 자유롭다. 줄기세포에 대한 국내 바이오 기업의 꾸준한 연구와 투자가 이뤄낸 결실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