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로 청와대는 진상조사를 벌여 당직자 2명이 복무기강 해이로 징계를 받았다. 이후 당직자 가운데 한 사람은 잠을 못 자도록 당직실 침대 2개 중 1개를 아예 없애버렸다. 청와대 근무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비서관이나 행정관들의 노동 강도는 여느 부처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센 편이다. “별 보고 출근해서 달 보고 퇴근한다”는 대통령 비서들의 푸념이 빈말은 아니다. 청와대 사칭하는 사기꾼들이 ‘국장’ 타이틀을 흔히 내세우지만 청와대 직제에 국장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청와대에는 대선 캠프 출신의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부처 파견 관료들인 ‘늘공’(직업공무원)이 섞여 근무해 묘한 조합을 이룬다. 정권 초기에는 각 부처의 공무원들이 서로 청와대에 근무하겠다며 나서지만 대통령 임기 말이 되면 끗발에서 밀리는 사람이 가는 경우가 흔하다. 청와대 근무자들이 달콤한 권력에 취해 흥청거리다가 벼랑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정권마다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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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