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이틀간 공주서 ‘제10회 세계일화대회’ 여는 푸른 눈의 수행자 대봉 스님
계룡산 무상사 조실 겸 주지인 미국 출신 대봉 스님. 제10회 세계일화대회 총괄을 맡은 그는 “젊은이들이 무한경쟁에 내몰려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며 “불교의 선 수행을 통해 나와 남의 경계를 없애고 서로 돕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푸른 눈의 이 청년은 그 길로 숭산 스님을 따라 불교에 귀의했다. 미국 선원에서 수행을 이어가다 1984년 한국으로 들어와 대한불교조계종 승적을 얻은 뒤 서울 화계사에서 참선 수행을 이어갔다.
긴 머리에 히피 룩을 즐기던 로렌스 시컬, 현재 계룡산 국제선원 무상사 조실인 대봉 스님(64) 얘기다. 그는 2004년 입적한 숭산 스님의 법맥을 이은 8명의 외국인 제자 중 맏형이다.
광고 로드중
14일 만난 대봉 스님은 “세계일화대회는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고민과 그에 대한 해답을 불교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데 있다”며 “20대 나의 고민을 숭산 스님을 통해 해결했듯,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젊은이들의 인생의 방향을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숭산 스님이 세계 불자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일상생활에서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한 국제선불교 교류의 장이다. 1987년 수덕사에서 처음 개최된 후 세계 각국을 돌며 3년마다 열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10주기를 맞아 미국과 독일, 호주, 이스라엘,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16개국에서 300여 명이 참가 등록을 마쳤다.
생전 외국인 제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숭산 스님(뒷줄 가운데). 국제관음승가 제공
숭산 스님이 생전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들의 마음을 ‘불교’라는 이름으로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스님은 스스로 자신의 영어를 ‘김치영어’라 부르시며 ‘콩글리시’를 구사하셨다. 하지만 몇 단어만으로도 명쾌하게 불법(佛法)을 설파해 주위 사람들을 감탄케 했다.”(대봉 스님)
광고 로드중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