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회의 중간보고서 “동성애자도 교회 기여 가능”
가톨릭이 그동안 죄악시해온 동성애, 동거, 이혼을 선별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바티칸에서 5∼19일 열리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간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교구장이자 유럽주교회의 의장인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62)이 이날 발표한 12쪽짜리 보고서에는 과거의 결정을 뒤엎는 결론이 담겨 있지는 않았지만 기존 가톨릭 문서에선 볼 수 없는 표현이 다수 등장했다.
‘동성애자를 환영하는 문제’라는 소제목의 첫 문장은 “동성애자도 기독교 공동체에 기여할 은사(恩賜·하느님의 은총으로 얻은 능력과 자질)를 갖추고 있다”로 시작했다. 또 “동성 간 결합을 남녀의 결혼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면서도 “어떤 동성애 관계에서는 파트너의 인생을 위해 희생까지 불사하는 상호 부조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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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