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NO! 취업기적 ‘5 대 5 교육’
2월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박정욱 씨(28)도 코리아텍 출신으로 충남 아산 공장의 엔진생산 기획팀에서 일을 하고 있다. 박 씨는 4학년인 지난해 1∼6월 코리아텍의 현장실습 과정을 이용해 현대차에서 이미 실습한 적이 있다. 그는 “실습을 하며 관련 업무를 익힌 경험이 취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코리아텍의 취업률은 ‘양’도 많지만 ‘질’도 높다. 올해 취업자의 절반 이상(59.3%)이 대기업과 공기업에 취업했다. 특히 전체 졸업생(761명) 가운데 13.4%인 102명이 삼성그룹 계열사에 입사해 ‘삼성이 선호하는 대학’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나머지 40.7%도 근로자 수 300명 이상 또는 코스닥에 상장된 유명 중소, 중견기업에 일자리를 얻었다.
코리아텍은 3개 대학원과 10개 학부를 갖춘 엄연한 4년제 대학. 1991년 당시 노동부가 전액 출자해 공학, 인적자원개발 특수목적 대학으로 설립했고, 최근에는 공학 분야를 특성화시켜 전문인력을 대거 양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리아텍 졸업생들이 취업을 하려면 기타 4년제 대학 졸업생들과 똑같이 각 기업이 실시하는 대졸 공채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직무도 4년제 대학 또는 대학원 졸업생들과 같이 연구개발(R&D), 제품개발, 생산관리, 기획 등 핵심 업무를 맡고 있다.
○ 차별화된 공학교육 모델
최근 청년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올해 4년제 대학 전체 취업률은 58.6%까지 떨어졌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하락세다. 국내 최고라는 서울대의 취업률도 61%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코리아텍이 80%를 넘는 취업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따라 코리아텍 졸업생들의 직업과 전공일치도는 89.1%에 이를 정도로 높다. 코리아텍 졸업생 10명 중 9명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대학에서 충분히 경험하고 배운 다음 전공 관련 분야로 진출해 일자리를 얻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의 한 인사팀 관계자는 “어설프게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보다는 실무 능력이 뛰어난 코리아텍 학생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현장 적응력도 다른 대학 졸업생들보다 훨씬 빠르다”고 말했다.
○ 일·학습 병행으로 수당만 33억 원
정부가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일·학습 병행제 역시 코리아텍은 이미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3, 4학년 학생들이 ‘기업 연계형 장기현장 실습 제도(IPP)’를 통해 자신의 전공에 맞는 기업체에서 최장 10개월까지 일할 수 있는 것.
3년간 이 제도를 통해 현장 실습에 참여한 학생은 703명. 이들이 기업체에서 받은 수당만 33억7000만 원으로 1인당 평균 479만4000원에 이른다. 특히 3학년이나 4학년 1학기에 있는 학생들은 이 수당으로 다음 학기 등록금(한 학기당 244만 원)을 대기도 했다. 기업에서 일하면서 학점도 따고, 받은 월급으로 등록금도 내고 취업도 해결하는 셈이다. IPP 이수 학생의 취업률은 코리아텍 전체 취업률보다 높은 88%에 이를 정도다.
고용부 관계자는 “청년 고용의 가장 큰 문제는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맞지 않는 ‘미스매치 현상’이 심하다는 것”이라며 “코리아텍은 실무형 교육을 통해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잘 해소하고 있기 때문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