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사회부
울산시가 최근 관중석에 짓기로 한 유스호스텔 건립 방침을 백지화한 문수경기장(남구 옥동)은 축구전용경기장이다. 당초 관중석과 경기장 사이에 육상 트랙이 있는 종합운동장으로 설계됐지만 2002년 월드컵 이후의 활용 방안을 염두에 두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 계획은 국내 도시 간 월드컵 유치 경쟁이 가열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축구전용경기장이 있는 도시가 월드컵 유치에 유리할 것”이라는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말도 영향을 미쳤다. 울산시는 종합운동장 대신 축구전용경기장을 건립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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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경기장은 또 관중석과 경기장 사이에 폭 4m, 깊이 10여 m의 호(壕)가 둘러져 있다. 유럽에서 종종 벌어지는 훌리건의 경기장 난입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관중은 선수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기 어렵게 됐다.
울산시는 2012년 10월에는 문수경기장 관중석(4만4102석) 가운데 3층 관중석(8102석)에 152억 원 들여 유스호스텔(46실)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월드컵 이후 관중석이 만원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였다.
“잘 지은 구장의 관중석을 구태여 줄일 필요가 있느냐” “152억 원이면 관중석 대신 평지에 유스호스텔을 지을 수 있다” “유스호스텔 건설비를 보충하려면 30년이 소요되는 비합리적인 투자”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울산시는 계획대로 추진했다.
김기현 신임 울산시장이 취임한 뒤 지난달 이를 백지화하기로 결정했지만 유스호스텔 설계비 6억 원은 이미 집행돼 예산만 축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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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락·사회부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