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들 명품서 오이까지 펑펑… 택시비로 3억도
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의 무분별한 법인카드 사용과 방만 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은재 행정연구원장은 연구사업비로 편성된 예산으로 26만 원 상당의 에르메스 넥타이와 ‘고소영 향수’로 불리는 ‘아닉구딸’ 향수를 46만 원가량 구매했다. 김 의원은 “이 원장이 국외출장 시 공항 면세점에서 수십만 원어치의 화장품을 법인카드로 수차례 결제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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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개인 비용으로 모두 변제했다.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23개 국책 연구기관에서 제출받은 기관별 법인카드 사용명세를 분석한 결과 “극장과 놀이공원 등 레저활동에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례가 드러났고 4년간 택시 이용에 3억6000만 원을 쓴 사례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국토연구원은 2010∼2014년 일반주점에서 총 3851만3000원(321건)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도 드러났다.
안세영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법인카드 집행 회계 문제로 지적받는 일이 없도록 하고 지속적으로 사전교육과 감사 기능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지자체장 지역행사 이동 등에 최근 30개월간 179회 동원
최문순 강원지사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6차례, 모두 18시간가량 소방헬기로 이동했다. 주로 도정업무 항공정찰, 관광투자 사업, 외국인 투자유치 업무 등을 위해 타고 다녔다.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에 투입돼야 할 소방헬기가 이처럼 지방자치단체 업무에 과도하게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주승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아 8일 공개한 ‘시도별 소방헬기 비긴급 항공지원 현황’ 분석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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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강원이 34회로 가장 많았고 △광주 28회 △전남 26회 △대구 18회 △인천 16회 등이 뒤를 이었다. 주 의원은 “시·도정 업무지원에 소방헬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이 오히려 소방헬기를 편하게 동원하기 위한 면죄부가 되고 있다”며 “경찰청, 해양경찰청, 산림청과 같이 소방헬기도 중앙에서 통합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