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 번 콕 찔렀지만 성추행이 아니고, 때린 것은 맞지만 폭행은 아니다?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한 건 맞지만 선거운동은 아니라는 판결은 앞뒤가 안 맞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
"어떻게 동료법관을 저렇게 매도할 수가 있죠? (호통 치듯)행정처장, 중징계하세요, 중징계! 아시겠어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국정감사 첫날인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 11일 대법원 국정감사의 뜨거운 감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었다.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선거개입은 무죄'라고 본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을 놓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야당 의원들은 "'국정원의 정치 관여는 맞지만 선거 개입은 아니다'라는 재판부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동진 부장판사가 법원 내부망에 원 전 원장의 1심 재판장인 형사합의21부 이범균 부장판사를 비판하는 글을 일제히 지적하며 맞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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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박병대 법원행정처장(대법원 대법관)은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면서도 "1심 판사는 원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상반되는 사실관계가 병존하므로 둘 중 유죄 부분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여당 의원들은 판결 자체에 대한 평가 대신 김동진 부장판사를 징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행정처장은 "법관윤리강령 등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김 부장판사의) 징계가 청구됐다"며 "법관 징계위원회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행정처가 관여할 수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