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 한다"는 내용의 '사퇴문'을 당 소속 전체 의원에게 보냈다. 이 글에서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이 두 차례나 당내 추인을 받지 못한 것은 주도권 다툼을 벌인 당내 계파 수장들 때문이었다는 취지의 표현으로 이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사퇴문' 첫 문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한 후 "책임이란 단어에 묶여 소신도 체면도 자존심도 다 버리고 걸어온 힘든 시간이었다. 세월호 비극의 한복판인 지난 5월8일 원내대표로 선출되던 순간부터 예감했던 일일지도 모른다"며 "다행이라 여기는 것은 유가족 분들께는 매우 미흡하지만 작은 매듭이라도 짓고 떠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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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대표는 특히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관련,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협상이라는 씨름을 벌인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안이 두 차례나 당내 추인을 받지 못한 것은 각 계파 수장들의 주도권 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 작심하고 이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계속해서 당내 계파 갈등을 겨냥,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서라면 그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일부 극단적 주장은 당내 강경파를 겨냥한 것이란 시각이 많다.
그는 아울러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 이름만 법일 뿐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보내는 가슴 아픈 편지 같은… 이런 법을 만드는 일은 이제 더는 없어야겠다"며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폭풍의 언덕에서 힘들어 할 때 격려해주신 많은 동료의원님들 힘내라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9일까지 새 원내대표를 뽑기로 하고, 후임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 김영록 수석 부대표가 원내대표 직무를 대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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