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태생 일본인… 중국인 가정 입양… 日, 국적 속이며 선전영화 출연시켜 ‘夜來香’ 부르며 中서 가수로 인기… 日 귀국후 18년간 자민 참의원 지내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그는 1920년 일본인 양친에게서 태어나 중국 만주에서 자랐다. 13세 때 부친의 중국인 친구에게 입양돼 ‘리샹란(李香蘭)’으로 개명했다. 18세 때는 중국 영화계에 배우로 입문했다. 특히 일본이 만주를 장악했던 1930, 40년대에 중국인으로 일본 선전영화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야래향(夜來香)’ ‘소주야곡(蘇州夜曲)’ 등 중국 대중 가요사에 남을 노래를 부르며 가수로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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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일본계 미국인 조각가와 결혼했다가 4년 뒤 헤어지고 1958년 일본인 외교관 오타카 히로시(大鷹弘) 씨와 결혼하면서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1969년 TV 토크쇼 진행자로 복귀했고 국민적 인기를 배경으로 1974∼92년 자민당 참의원을 지냈다. 국회의원 시절 환경성 정무차관까지 지내기도 했다.야마구치 씨는 1987년 자서전을 내고 “리샹란으로 출연했던 영화를 다시 보니 정말 부끄럽다”며 선전영화에 출연했던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