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늘 담뱃값 인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담배에 붙는 세금과 부담금을 1000∼2000원 올려 한 갑(20개비) 2500원 선인 담뱃값이 3500∼4500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 부담을 생각해 조금씩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담뱃값을 찔끔 올리게 되면 담배 소비를 줄이는 효과는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국민 건강을 위한 가격 인상이라면 단번에 올리는 것이 취지에도 맞는다.
한국은 성인남녀의 흡연율이 4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배에 이른다. 청소년 흡연율은 25%로 다른 나라의 성인 흡연율과 맞먹는다. 국내에서 흡연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5만8000여 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한국의 담배 정책은 너무 느슨하다. 담배 가격은 2004년 500원 인상된 후 10년간 동결됐다. OECD 평균 담배 가격은 7000원이고 노르웨이 호주 같은 나라에선 1만6000원이 넘는다.
담뱃값 인상이 금연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는 여러 곳에서 확인된 바 있다. 2004년 담뱃값을 인상했을 때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12%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얻었다. 최근 조사 결과 담뱃값이 4500원 이상으로 오르면 담배를 끊겠다는 흡연자가 32.3%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질병 감소와 의료비 절감 같은 긍정적 결과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선진국들처럼 담뱃갑에 손상된 폐 사진 등을 포함한 강력한 경고 문구를 넣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