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은 보다 안전하면서도 높은 효율성을 발휘하는 신차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차체의 대부분을 구성하던 강판에 있어서도 알루미늄과 초고장력강판 등의 신소재가 등장하며 첨단 기술의 각축전을 방불케 한다.
국내에선 현대기아자동차를 필두로 초고장력강판의 사용을 점차 늘리는 추세며 수입차 업계는 강철 대신 알루미늄 등의 신소재 빈도를 높이고 있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경쟁에 가장 먼저 뛰어든 국산차 업체는 현대기아차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를 필두로 출시되는 신차마다 초고장력강판(Advanced High Strength Steel,인장강도 60kg.㎟급 이상)의 사용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출시된 기아차 ‘올 뉴 쏘렌토’의 경우 초고장력강판의 비율은 53%까지 높아지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규어는 최근 내년 출시 예정인 콤팩트 스포츠 세단 ‘XE’를 선보이며 알루미늄 차체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재규어의 새로운 모듈러 구조를 바탕으로 설계된 최초의 모델 XE는 동급 차량 중 유일하게 알루미늄 인텐시브 모노코크(aluminium-intensive monocoque) 구조를 채택했다. 차체의 75%를 경량 알루미늄으로 구성한 이 차는 뛰어난 강성과 경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연비는 높아지고 CO2 배출량은 줄여 효율성에서 큰 폭의 개선을 보인다.
재규어의 새로운 인제니움 엔진과 맞물린 XE는 디젤의 경우 ℓ당 31.89km(유럽 기준)의 연비와 99g/km의 기록적인 CO2 배출량을 기록한다.
재규어 관계자는 “높은 비틀림 강성을 가진 알루미늄 차체는 XE 고유의 서스펜션과 유기적으로 결합돼 승차감, 조향성능 등 모두 운전자에게 최고의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마크 화이트 박사(Dr Mark White) 재규어 수석 기술 전문가(Chief Technical Specialist)는 “XE는 철저한 분석과 최첨단 엔지니어링 기술을 디자인에 적용해 가능범위에서는 가장 가볍고 강성이 뛰어나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덕분에 XE는 현재 최첨단 구조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초고장력강판이나 알루미늄을 이용한 경량 차체 외에 새로운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업체도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포스코와 함께 마그네슘 판재 차체 부품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적용했다. 마그네슘 판재 부품은 3.6kg이던 기존 철강 부품을 1.4kg로 줄여 61%에 달하는 경량화를 달성했다.
런던=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