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31일 일요일 흐림. 블라드. #122 Meghan Trainor ‘All About That Bass’(2014년)
콘트라베이스는 뚱뚱하고 바이올린은 날렵하다. 전기기타는 날씬하고 베이스기타는 통통하다. 이건 선과 악, 또는 예쁘고 안 예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몸통이 두꺼울수록 깊고 낮은 소리가 난다는 건 물리적 진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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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가 즐비하다는 이곳. 불같은 금요일을 맞아 시내 W바에 갔다. 일행 중 누군가는 바 청소부가 신세경 또는 하연수를 닮았다며, “여기가 장모님의 나라가 맞다”며 흥분했다. 덥스텝과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의 선동적인 리듬, 젊은이들의 향연 사이로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를 사회자는 묘하게 이어갔다. “자, 이제부터 게임을 시작합니다!” 20대 남녀가 앞다퉈 참여한 열정적인 첫 게임은…, 다름 아닌 가위, 바위, 보! 크레셴도는 다음 게임 팔씨름과 축구 게임으로 이어졌다.
아아, 건전한 블라디보스토크의 청춘이여. 국악 퓨전 그룹 고래야의 서울 대학로 소극장 콘서트(8월 26∼31일)만 해도 토속민요의 절절한 시댁 디스(diss·비난), 남녀상열지사, 노동의 고단함이 재치 있게 버무려지던데…. EDM만 청춘 가슴을 울리는 건 아니다. 신에겐, 적어도, 12개의 음이 남아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