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눈물 위를 달린다/팀 보울러 지음·양혜진 옮김/284쪽·1만2800원·놀
소설은 부모를 살리기 위해 죽자 살자 달리는 주인공 1인칭 화법으로 전개된다. 째깍째깍 초시계처럼 짧은 문장들이 힘차게 앞으로 치고 나간다. 장르소설 특유의 긴박감, 긴장감, 빠른 호흡을 제대로 살렸다. 10대가 주인공인 점만 빼면, 15세 소녀가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떠나는 서정적이고 섬세한 성장소설 ‘리버보이’의 그 작가가 맞나 싶다.
질주하던 소설은 결말을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여기서 작가의 내공이 십분 발휘된다. 콩가루 집안이 찰떡처럼 뭉쳐 가는 결말 부분은 사건이 해결됐다는 안도감과 함께 가족간 유대를 다져줄 쿨한 교훈도 던져준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장르소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원제 ‘나이트 러너(Night Runner)’를 한국 출판사가 살짝 오글거리는 제목으로 바꾼 이유가 납득이 간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