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전국 집중호우 피해 잇따라 대구 동하천 9세 여아 빠져 실종… 구조하려 물 뛰어든 오빠 숨져 22일 비 그쳤다가 24, 25일 또 올듯
이날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인명 피해와 저수지 붕괴 등 사고가 잇따랐다. 21일 오후 1시 29분경 대구 북구 동하천에서 놀던 이모 양(9)이 비로 불어난 물에 빠져 실종됐다. 또 동생을 구하려고 물에 뛰어든 오빠(10)는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대구북부경찰서 관계자는 “비가 오기 전에는 어린이들이 놀던 장소에 물이 차지 않았는데 이날 오전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갑자기 하천이 불어나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전 9시경에는 경북 영천시 괴연동 저수지의 둑 30여 m가 무너졌다. 경찰에 따르면 저수지 수위를 조절하는 콘크리트 구조물(물넘이)이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토사와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인근 마을과 농경지를 덮쳤다. 주민 500여 명은 긴급 대피했다가 물이 빠진 후 귀가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택 2채와 농경지 0.5ha가 침수됐다. 1945년 축조된 저수지는 둑 전체 길이 160m, 높이 5.5m이며 저수량은 6만여 t이다. 영천지역에는 17∼21일 227.8mm의 비가 내렸다. 저수지가 붕괴되기 전 3시간 동안 약 65mm의 비가 한꺼번에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가 오기 전 46%였던 저수율은 90%까지 올라갔다. 영천시와 소방당국은 긴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고 로드중
기상청은 이번 폭우의 원인으로 ‘불안정한 대기’를 꼽았다.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가 부딪치면서 한반도에 좁은 비구름 통로가 만들어진 탓이다. 위로 올라가려는 따뜻한 공기와 아래로 내려오려는 차가운 공기가 뒤엉켜 구름이 국지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하며 강한 비가 내리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 동쪽에서 남북으로 크게 발달한 고기압 장벽이 한반도 주변 공기 흐름을 느리게 만들어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있다.
‘늦은 장마’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대기 상하층 온도 차가 커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했다”며 “이 때문에 폭우가 쏟아졌지만 앞으로 장마성 폭우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뒤늦게 장마가 오긴 했지만 올여름(6월∼8월 20일 현재) 서울 등 중부지방 강수량은 총 371.4mm로 평년 대비(634.6mm) 59.3% 수준에 불과하다. 남부지방은 같은 기간 총 598.4mm의 비가 내려 평년(602.5mm)과 비슷한 수준이다.
장선희 sun10@donga.com / 대구=장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