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유난히 슛을 잘 넣는 선수가 눈에 띈다. 관중과 시청자들은 모두 그 선수에게 다음 볼이 건네지기를 바란다.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어떤 선수가 다음 슛을 성공시킬 확률은 그가 이전에 넣은 골과 무관하다. 순전히 운에 따른 상황으로, 확률적으로 볼 때 무작위로 벌어지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한 번 골을 성공하면 그 선수가 다음 골도 넣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이전에 벌어진 운 좋은 상황이 다음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믿곤 한다.
이처럼 인간은 무질서한 상황을 다루는 데 매우 서툴다. 무질서한 상황과 질서정연한 상황을 구분하는 능력도 기대 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상황에서 정형화된 패턴을 끄집어내고자 부단히 애쓴다. 이렇게 일련의 무작위한 사건이나 상황 속에서 명확한 패턴을 찾아내려는 인간의 의사결정 성향을 ‘뜨거운 손 현상’ 또는 ‘뜨거운 손 편향’이라고 부른다.
이런 편향은 대체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지금까지는 뜨거운 손 현상을 스포츠나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단순한 인지적 오류나 환상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하지만 미국 클라크슨대 심리학과 교수인 안드레아스 윌케 연구팀은 최근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잇달아 발표했다. 뜨거운 손 현상은 원시 인간들이 군집된 형태의 식량(무작위로 퍼져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 발견된 곳 주변에 모여 있는 식량)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습득한 진화의 산물이라는 주장이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