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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대형 공기업 첫 ‘평균임금’ 타결… 방만경영 20개 개선과제 모두 완료

입력 | 2014-08-21 03:00:00

노사, 퇴직금산정때 성과급제외 합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본사 1층에 설치한 ‘부채시계’. 매일 변동되는 부채 현황을 보여준다.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퇴직금을 산정할 때 경영평가 성과급을 제외하기로 노조와 합의하면서 공공기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약속한 20가지 ‘방만경영 개선과제’를 모두 이행하게 됐다. 공공기관 노조가 퇴직금 산정에 영향을 준다며 합의하지 않던 성과급 제외 방침에 대해 LH가 대형 공기업 중 처음으로 노조의 합의를 이끌어냄에 따라 다른 공기업의 노사 협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LH는 이재영 사장과 양대 노조위원장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LH 본사 사옥에서 만나 공기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방만경영 해소 20개 개선항목 중 미해결 과제였던 3개 항목에 합의하고 이사회 의결 등의 후속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당초 LH를 포함한 공공기관 노조들은 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빼면 평균임금을 바탕으로 산정되는 퇴직금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사측과의 합의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LH 경영진은 전국 순회 설명회를 열어 직원들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작업을 벌여왔다. 이 사장과 양대 노조위원장이 2박 3일간 노사합동 워크숍을 여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LH 노사는 이날 평균임금 산정 시 성과급 제외 방침 외에도 경영상 부득이한 이유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경우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하기로 합의했다. LH 노사는 대신 근로기준법에 따른 협의 사안으로 해당 조항을 변경하기로 했다.

LH 노사는 이미 6월 말 △순직 퇴직자의 퇴직금 가산 지급 △직원 외 가족 1인 건강검진 지원 △문화활동비(1인당 연간 50만 원) 지원 등을 폐지하고 △중고교생 학자금 지원(분기당 100만 원 한도) △휴직급여 △경조사 휴가 기간 등을 공무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17개 방만경영 개선과제 이행에 합의한 바 있다.

이 사장은 “노사가 방만경영 개선과제 이행에 완전 합의한 것은 국민의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는 LH 직원들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LH는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현황 중간평가를 위해 최종 마감일로 제시한 이달 말보다 열흘가량 앞서 모든 과제를 이행했다. LH 관계자는 “공기업 자산 규모 1위라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타 공공기관의 경영 정상화 이행에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H는 최근 본사 1층 대형 전광판에 금융부채 총액을 일 단위로 보여주는 ‘LH 부채시계’를 설치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광장에 설치된 미국 국채 부채시계를 벤치마크한 것이다. LH는 이날 합의에 힘입어 올해가 금융부채 축소의 원년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105조7000억 원 수준이었던 LH의 부채는 현재 약 101조 원대 초반으로 4조 원 이상 줄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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